호미숙 포토포엠-담쟁이넝쿨 관련 사진과 시

2018. 12. 29. 03:01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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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포토포엠-담쟁이넝쿨 관련 사진과 시


담쟁이의 외사랑 호미숙

 

 가을빛 조화롬에 한 뼘씩 뻗어가며

차가운 회색 담장 색깔 옷 입히우고

절벽을 딛는 담쟁이 멍든 손만 폈더라

 

찬바람 엄동설한 헐벗어 추울까봐

함박눈 새하얗게 겨울옷 덮어주고

시린 손 잘릴지라도 부둥켜서 잡더라

 

서럽게 마음 고백 썼음에 불구하고

나몰라 외면하는 부동벽 야속터라

담쟁이 외사랑 애끓음 어이 하리오



 


황홀한 가을 연서/ 호미숙


아,

가을아

차가운 외벽을 활활 태우고 있는

시리도록 아름다운 핏빛 담쟁이넝쿨

세로 획, 가로 획

흘림체로 써 내려간 가을 연서



연둣빛에서 초록으로

주황에서 빨강으로

오묘한 색의 신비로움으로 

조화로움이 황홀하구나


뚝, 뚝

떨어져 흘러내리는

가슴 저리도록

붉은 절규가 아프다.



선명한 대비로

초록과 빨강의 보색

여름과 가을의 교차로

시간이 가로질러 멈춘 곳

벽면을 덮어  

무엇을 지우고 싶은 걸까

선을 그려

어떤 의미를 새기고 싶은 걸까 



여름 자리에 가을이 들어서서

얼키듯 뒤엉킨 난해한 추상화

단순히 표현하기 어려운 

울긋불긋 뿌려놓은 낱말들 

가을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넝쿨 벽화

멈출 수 없는 붓질에

가을이 깊어 간다.




가을 벽에 쓴 애달픈 시[homihomi-호미숙]


얼마 동안,당신을 향해 

팔을 뻗어 손을 내민 지 모릅니다

야속한 당신은 눈길 하나 주지 않고

빈 하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봄볕의 따사로움을 받으며

연둣빛 조막손을 겨우 펴 

당신을 안으려면

묵묵히도 냉정한 벽이었습니다


여름의 따가운 햇볕을 견디며

두 팔 벌려 당신을 품었건만

슬프게도 하늘에서 비를 뿌려

내 사랑을 훼방 놓아버렸습니다 


이 가을,

당신은

내 마음을 외면하고

두 손은 붉게 피멍이 들어

사랑의 갈증 앞에 고개만 떨궈야 힙니다


머지않아 겨울입니다

당신은,얼어붙은 부동의 벽

사랑의 잎이 떨어지더라도

가녀린 줄기로 당신을 감싸렵니다


가을 벽에

짧은 시를 붉게 써내려가는

애달픈 내 사랑을

언젠가는 당신에게 오롯이 전하렵니다

-벽을 타고 오른 담쟁이를 보며-


호미숙 포토포엠-담쟁이넝쿨 관련 사진과 시 


자전거 여행하면서 가을 길가에서 본 담쟁이 넝쿨

붉은 담쟁이를 사진에 담아 그때그때 느낌을 표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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